10.29.2018

루비통 가방이 창피했던 엄마



10년전 어머니가 내가살던곳에 오신적이있다. 그곳은 로리앙 이라는 마을이고 기차로 파리에서 3시간 10분 서쪽으로 달려와야하는 브리타니 시이다. 브리타니 는 프랑스에서 알짜배기 들이 살고 있다고 할만큼 경제적으로도 잘살고 국민의식이 높으며 자기들이 살고있는 지역에 대한 자존감이 아주 높고 자연을 사랑하는 셀틱문화가 강하게 깔려있어 허례허식 을 유독 싫어한다. 며칠 나와 산보를 다니시다가 어느날 길에서 내가 들고다니는 작은 배낭안에 본인이 들고다니던 루비통 가방을 넣어달라고하시는것이다. 그곳에서는 루비통을 들고 다니는게 너무 우스꽝스럽다는 생각을 하신것같았다. 사실 브리타니는 바다로 둘러쌓여 경치가 아름다운곳이 많아 유럽과 파리지앵들이 바캉스를 많이오는곳이다. 이곳사람들은 그들을 보면서 얼굴을 찌푸릴때가 많다. 자동차번호만 보고 친구들끼리 낄낄 거리며 조롱섞인 농담을 한다. 파리지앵 은 부르조아들이 많다고생각하며 그런 그들의 정신을 싫어한다는말이 더 정확하다. 나는 곧바로 그런 그들이 마음에 들었다.



브리타니엔 아이들이 바다운동 말타기등등 배울수있는곳이 곳곳마다 있고, 옷이나 생활용품들이 중간가격들로 만들어진 물건들이 선호받고, 남자들은 자기살집을 직접짓는경우가 많다. 눈에 띄는 사치는 아무도 관심이 없어보이며 모든 생활에서 보편적으로 평등사상이 뿌리까지 깊이 스며들어있다고 느껴진다. 대신 자신들이 하고싶은일에 시간을 보내는것을 진정한 행복의 기본으로 본다....  20 만원에 6개월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수영복하나만있으면 보트건 윈드설핑이건 말타기든 운동을 배울수있다. 바다에 가서 운동할때 만나보면 사람들이 정말 예외없이 착하고 바르다. 가끔 바다운동하는사람들은 다 친절하고 멋진영혼들이란 착각이 들정도이다. 바로 얼마전 뉴스를 보니까 한국여자들이 비싼 빽을 사는데 세계1위를 했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상상만 할뿐 한국 사회를 정말 잘 알지는 못한다.

자기가 하고자하는일에 남의 소리를 귀기울이지않고 자기가 믿는데로 앞으로 나아가는일은 정말 어려운일이다. 가족에게선 고집불통이란소리를 듣고 나이가 들면서 친구들과 평범한 대화를 하기도 쉽지않다. 물론 언제고 다시 내려놓은 시간안에서 웃어대면 괜챦아 보이기도하지만 실상 다른사람들과 섞일수없는 영역이 넓어지면 그영역이 강건 해질때까지 앞으로나아가기위한 변화들을 보고 받아들여야한다. 평생 변화를 겪는다는건 올바른 일이지만 아직도 매번 어렵다. 이제 내게는 정해진 시간이 내앞에서 프랑스생활안에 놓여있다. 나의 소중한 친구들을 모두 이곳에 두고 한국으로 돌아갈준비중이다. 이별은 늘 슬프다. 또 다른 시작, 어드벤쳐가 한국말로 뭘까? 모험이다. 그래도 내가 태어난곳이니까 들 위험한 모험이 되지않을까?





내가 찾는 자유란 생각보다 무겁고 어려운것이라는것을 알게되었다. 오토바이크를 탈때 느끼던 그 바람이 주는 스피드에서 느껴지는 자유와는 전혀 다른것이였다. 나는 요즘 드로잉에서 자유를 얻어가고있다. 그것은 서서히 내게 다가오고있었지만 나는 여전히 방법에는 관심이 없다. 그래야 나를 인도하는 그림의 선들속에서 호흡을 조절하며 그들을 느낄수있기때문이라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나는 아직도 내가 원하는곳에 다다르지못하는 나를 바라본다. 무엇인가 무거운 돌맹이가 내 무릎위에 올려져있고 나는 그것을 치우기보다 그냥 즐기고있다. 하지만 나의깊은 진심은 그 돌맹이를 치우기를 원하고있다. 깊이를 잴수없는 자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수있다면, 그들과의 대화가 더오래 지속될수있다면 하며 내가 나에게 원하고있다.

날씨가 많이추워졌다. 할일은 많은데 생각들이 한곳에 앉아있지않고 여기저기 외출을 하고있다. 요즘엔 그냥 내버려둔다. 지금 시기가 시기인만큼 나도 생각하고싶은게 많겠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